칠판지우개는 왜 자주 털어야 했을까, 분필 글씨를 지우던 교실 도구

수업이 끝난 뒤 칠판에는 글씨와 선이 가득 남아 있었다.

다음 수업이 시작되기 전 누군가는 칠판을 지워야 했다. 선생님이 직접 지우는 경우도 있었고, 칠판 당번을 맡은 학생이 앞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었다.

내 기억 속 칠판지우개는 한 손에 잡히는 직사각형 모양이었다.

아래쪽에는 칠판 표면을 문지르는 부드러운 재질이 붙어 있었다. 위쪽은 손으로 잡기 편한 단단한 구조였다.

처음 몇 번은 글씨가 잘 지워졌다.

하지만 오래 사용한 지우개는 달랐다. 칠판을 문질러도 글씨 자국이 희미하게 남거나 분필 가루가 넓게 번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럴 때면 지우개를 창밖이나 정해진 장소에서 털었다.

학생들은 지우개 두 개를 서로 마주치게 두드리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하얀 가루가 퍼졌고 바람이 불면 옷이나 손에 묻었다.

당시에는 지우개를 털어야 다시 잘 지워진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다.

왜 분필 가루가 쌓이면 지우개 성능이 떨어졌을까. 칠판지우개는 어떤 방식으로 글씨를 없앴을까.

평범한 지우개 하나를 살펴보면 교실에서 글씨를 쓰고 지우며 다음 수업을 준비했던 반복적인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칠판지우개는 글씨를 없애기보다 가루를 걷어냈다

분필로 칠판에 글씨를 쓰면 표면에 밝은 자국이 남는다.

이 자국은 잉크가 종이에 스며든 것과는 다르다. 분필이 칠판 표면과 마찰하면서 작은 입자가 묻어 글씨 모양을 만든다.

칠판지우개는 이 입자를 표면에서 떼어내는 역할을 한다.

지우개 아래쪽의 천이나 펠트처럼 부드러운 재질이 칠판을 문지르며 분필 가루를 흡착하거나 밀어낸다.

그래서 지우개를 사용하면 글씨는 사라지지만 가루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지우개에 묻고 일부는 칠판 받침이나 주변에 떨어진다.

내가 칠판 당번을 했을 때도 처음에는 지우개를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다.

그런데 글씨가 많은 부분은 여러 번 문질러야 했다. 너무 빠르게 지우면 가루가 공중으로 날리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힘을 너무 주면 팔이 금방 피곤해졌다.

칠판 전체를 지우는 일은 생각보다 넓은 범위를 반복해서 움직여야 하는 작업이었다.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지우는 순서를 만들었다.

위쪽부터 아래쪽으로 내려오거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이미 지운 부분을 다시 문지르지 않도록 일정한 방향을 정하는 편이 효율적이었다.

칠판지우개는 글씨를 마법처럼 사라지게 하는 도구가 아니었다.

분필 가루를 칠판 표면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도구에 가까웠다.

지우개에 가루가 쌓이면 왜 잘 지워지지 않았을까

새 지우개는 비교적 깨끗하다.

칠판을 몇 번 문지르면 글씨가 빠르게 사라진다.

하지만 계속 사용하면 지우개 표면에 분필 가루가 쌓인다.

지우개가 이미 많은 가루를 머금고 있으면 칠판의 새로운 가루를 충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오히려 묻어 있던 가루가 칠판에 다시 번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학창 시절에는 이런 상태를 보면 “지우개가 더럽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칠판을 지웠는데 표면이 깨끗해지지 않고 희뿌옇게 남으면 지우개를 털어야 한다는 신호처럼 여겼다.

나도 칠판을 지우다가 글씨 자국이 잘 없어지지 않으면 지우개 바닥을 확인했다.

표면 전체가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러면 다른 지우개를 찾거나 기존 지우개를 털었다.

지우개를 턴 뒤 다시 사용하면 처음보다 나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이 과정은 빗자루나 걸레 관리와 비슷한 면이 있다.

빗자루도 먼지가 너무 많이 붙으면 털어내야 한다. 걸레도 계속 사용하면 씻어야 한다.

청소 도구는 오염을 제거하는 대신 그 오염을 자신에게 묻힌다.

칠판지우개 역시 분필 가루를 받아들이는 도구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했다.

지우개를 서로 두드리는 행동은 익숙했지만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학교 지우개를 떠올릴 때 두 개를 마주쳐 두드리는 장면을 기억한다.

교실 창가나 복도에서 지우개를 양손에 들고 탁탁 부딪쳤다.

하얀 가루가 순간적으로 퍼졌다.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서는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더 잘 보였다.

학생 시절에는 이 장면이 재미있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누가 더 크게 털 수 있는지 장난처럼 두드리거나 바람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털었다가 가루를 뒤집어쓰는 경우도 있었다.

나 역시 바람이 부는 방향을 잘못 보고 지우개를 털었다가 교복 소매에 하얀 가루가 묻은 적이 있다.

손으로 털어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지우개를 터는 행동은 단순해 보여도 주의가 필요하다.

분필 가루가 공기 중에 많이 퍼지지 않도록 정해진 장소와 방법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사람 가까이에서 세게 털면 가루가 얼굴이나 옷에 날릴 수 있다.

학교에 따라 지우개 청소기나 별도의 먼지 제거 도구를 사용한 경우도 있다.

지우개를 내부에 넣고 작동시키면 표면의 가루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학생 입장에서는 서로 두드리는 것보다 가루가 덜 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핵심은 같다.

지우개 표면에 쌓인 분필 가루를 제거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칠판 아래 받침에는 왜 늘 하얀 가루가 쌓였을까

칠판 아래에는 분필과 지우개를 놓는 긴 받침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수업이 끝나면 사용한 분필 조각과 지우개가 그 위에 놓였다.

받침을 자세히 보면 하얀 가루가 모여 있었다.

분필을 쓰는 동안 떨어진 가루, 칠판을 지우며 아래로 내려온 가루, 지우개에서 떨어진 먼지가 조금씩 쌓인 결과였다.

내가 교실 청소를 할 때 칠판 받침을 닦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겉으로는 가루가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젖은 걸레로 한 번 닦으니 하얀 물자국이 길게 생겼다.

한 번으로는 깨끗해지지 않았다.

걸레를 빨고 다시 닦아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칠판을 지우는 일과 교실 청소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칠판지우개가 글씨를 지워도 분필 가루는 교실 안 어딘가에 남는다.

일부는 받침에 쌓이고 일부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칠판 주변은 별도의 청소가 필요했다.

분필과 칠판지우개는 수업에 필요한 도구였지만 동시에 교실 안에 가루를 남기는 도구이기도 했다.

학생들은 글씨를 지우는 일과 주변을 닦는 일을 함께 경험했다.

물칠판과 화이트보드는 지우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교실의 판서 도구는 한 가지 형태로만 이어지지 않았다.

분필을 사용하는 칠판 외에도 물을 활용해 닦는 방식이나 보드마커를 사용하는 화이트보드가 등장했다.

화이트보드에서는 분필 대신 전용 마커를 사용한다.

글씨를 지울 때도 분필용 칠판지우개와 다른 재질의 보드 지우개가 필요하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지우는 대상이 다르다.

화이트보드 지우개는 마커 잉크를 닦는 데 맞게 만들어진다. 분필 가루를 걷어내는 방식과는 사용감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처음 화이트보드를 사용했을 때 가장 신기했던 점은 하얀 가루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칠판을 지울 때처럼 지우개를 두드려 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화이트보드도 오래 사용하면 글씨 자국이 희미하게 남거나 지우개에 잉크 자국이 묻을 수 있다.

도구가 바뀌어도 관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우개의 종류와 청소 방식이 달라질 뿐이다.

물칠판이나 물걸레를 이용해 닦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마른 지우개로 가루를 털어내는 대신 젖은 도구로 표면을 닦는다.

이 경우에는 칠판이 마르는 시간이나 물기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도구의 변화는 교실의 풍경도 바꿨다.

분필 칠판에서는 받침 위의 하얀 가루와 지우개를 터는 장면이 익숙했다. 화이트보드에서는 여러 색의 마커와 보드 지우개가 눈에 띄었다.

글씨를 지우는 목적은 같지만 사용되는 재료와 학생의 행동은 달라졌다.

칠판지우개는 다음 수업을 위한 빈 공간을 만들었다

칠판지우개는 수업 내용을 새로 만들어 내는 도구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쓰인 내용을 없애는 도구다.

하지만 지우는 일이 없다면 다음 내용을 쓸 공간도 생기지 않는다.

한 수업이 끝나면 칠판에는 설명과 문제, 학생 이름, 숙제 안내가 남아 있었다.

지우개가 그 흔적을 지운 뒤에야 다음 교사가 새로운 내용을 쓸 수 있었다.

나는 학생 시절 칠판 당번을 귀찮은 역할로 생각한 적이 많았다.

위쪽까지 손을 뻗어 지우면 팔이 아팠다. 지우개를 털면 손과 옷에 가루가 묻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칠판을 지우는 일은 교실의 시간을 정리하는 행동이었다.

직전 수업의 흔적을 지우고 다음 수업이 시작될 자리를 만드는 일이었다.

칠판지우개에는 분필 가루가 계속 쌓였다.

그래서 털고 다시 사용해야 했다. 칠판 받침과 바닥도 함께 닦아야 했다.

평범한 지우개 하나가 수업과 청소를 연결하고 있었던 셈이다.

교실의 역사는 남아 있는 물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계속 쓰고 지우는 행동에도 역사가 있다.

칠판지우개는 매일 글씨를 없앴기 때문에 오히려 수많은 수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왔다.

눈에 보이는 기록을 지우면서 다음 기록을 위한 빈 공간을 만들었던 작은 도구였다.

다음 글에서는 교실 앞이나 뒤에 걸려 있던 ‘급훈’을 살펴본다. 짧은 문구가 왜 교실 벽에 오래 붙어 있었는지, 누가 급훈을 정했는지, 학생들은 그 문장을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이어서 알아본다.

FAQ

Q1. 칠판지우개는 왜 사용하다 보면 하얗게 변하나요?

분필 글씨를 지우는 과정에서 분필 가루가 지우개 표면에 묻기 때문이다. 가루가 많이 쌓이면 글씨가 잘 지워지지 않거나 칠판에 가루가 번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Q2. 칠판지우개를 서로 두드려 털어도 되나요?

학교의 관리 방식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다. 사람 가까이에서 세게 두드리면 분필 가루가 공기 중에 퍼지거나 얼굴과 옷에 묻을 수 있다. 별도의 지우개 청소 장치나 정해진 장소가 있다면 이를 이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Q3. 화이트보드 지우개와 칠판지우개는 같은 제품인가요?

보통 지우는 재료와 표면에 맞게 구분된다. 분필용 칠판지우개는 분필 가루를 제거하도록 사용되고, 화이트보드 지우개는 보드마커 자국을 닦는 데 사용된다. 보드와 마커 종류에 맞는 지우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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